아빠가 되다! by inseob

2011년 3월 31일 오후 11시 21분,
길고 긴 산고 끝에 딸아이가 세상에 나왔고
나는 아빠가, 아내는 엄마가 되었다.

임신 초반부터 아주 심한 입덧으로 힘들어 했고,
아이가 커가면서 신경을 눌러서인지 한쪽 다리는 항상 감각이 없을 정도로 저렸고,
이런 저런 검사때 항상 마음을 많이 졸였었기에
그래서 내심 아이를 낳을때는 좀 수월하게 낳았으면 했었는데..
마지막 주 정도 쯤부터 아이가 몸무게가 상당해서 자연분만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하.. 

아이를 낳으러 병원에 가서 있었던 일을 자세히 쓸까 생각도 했지만,
그냥 왠지 그러지 않는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 지워버렸다.

짧게 요약하자면 이렇다.

예정일까지 진통이 없었고,
아이가 이미 많이 컸기 때문에 유도분만을 하기로 했고,
유도분만중에 무통분만 주사를 맞았지만 사실 알고보니 하반신 한쪽에는 마취가 되지 않고 있었고,
그로 인해서 그 고통을 모두 그냥 참아내면서 마지막에 2시간동안 계속 힘을 주어 낳아보려 했었지만
아이의 포지션도 좀 좋지 않고, 산모도 너무 힘겨워진 상태라서 결국 제왕절개를 하기로 결정했고,
제왕절개를 위한 부분마취조차 듣지 않아서 전신 마취까지 제왕절개를 했어야만 했었다.

30일 저녁 7시반에 입원해서부터 31일 저녁 11시경 제왕절개를 결정할때까지,
마취만 제대로 되었다면 느끼지 않았어야 했을 고통을 무려 28시간동안 아내가 참아내야했다.
옆에서 그저 지켜볼수 밖에 없었던 나는 참 무력하고 안타깝고 미안하고.. 
여러가지 감정이 많이 들었다.

전신 마취때는 나도 수술실에 들어갈수가 없어서
밖에서 초조히 기다리면서 계속 산모와 아기가 건강하기를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먼저 아이를 받아주는 간호원이 나와서 수술이 잘 되었고, 아기는 건강하다고 알려준 후에
곧 우리 딸을 만날수 있었다. :)
태어난지 몇 분 되지도 않았는데 눈을 또렷하게 뜨고서 나를 쳐다 보는데 (물론 아기는 시력이 약해 잘 보지 못한다)
아 정말 감사합니다.. 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우리 딸이라니..

분만실에 있는 동안 계속 초음파로 아이의 심장 박동을 들었던 기억,
처음 아기를 만났을 때의 느낌은 계속 잊을수 없을듯.

재활이라면 재활을 하면서 진통 못지 않게 힘들었던 입원 4일을 보내고
월요일에 집으로 돌아와서 이제 거의 일주일 지냈구나.
일주일 만에 내 아이폰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가득차 버렸다 ㅎㅎ


우리 딸의 영어 이름은 클레어(Claire)
한국 이름은 '채원' 이다.

그동안 순산을 기도해준 많은 분들과
트위터와 페이스북에서 먼저 축하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D
산모의 빠른 회복도 계속 빌어주시기를!


태어난지 2시간 후 엄마를 처음 만났을 때.


퇴원하고 집으로 출발하기 전 병원 로비에서


집에 와서 처음 자는 채원이.



inseo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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